우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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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리리-태극기, 인공기, 애국가
2005년 06월 24일 00시 00분  조회:4826  추천:57  작성자: ysl
닐리리-태극기, 인공기, 애국가

남북이 갈라진지도 어언 60년에 가까워 온다. 그간 반목, 질시의 질곡만 깊어간 것 같다. 사실 남북은 한 민족이고 한 형제였다. 태극기, 인공기, 애국가는 우리 민족의 공동 닐리리이다.

태극기, 인공기, 風馬牛不相及한 것 같다. 태극기는 음양팔괘의 태극도설에 기초한 우주자연의 원초적인 원리를 담고 있는 듯 하다. 이에 반해 인공기는 혁명선열의 붉은 피를 상징하는 붉은 색깔에 현실적인 정치담론을 많이 담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이 둘도 따지고 보면 공히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사상이나 신앙을 바탕에 깔고 있다. 태극기의 주요색인 흰색과 인공기의 주요색인 붉은 색, 모두 우리 민족이 전통적으로 숭앙하여 마지않는 색들이다. 우리는 태양숭배족이다. 아세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아침의 나라가 아닌가? 그래서 조선이라 했잖아. 우리는 우선 직감적으로 느끼게 되는 우리 몸에 와 닿는 강렬한 태양빛을 좋아했어. 그래서 한 낮에 밝다 못해 흰색으로 안겨오는 태양빛을 우리는 태극기에 새긴 것이야. 백의민족이라는 것도 그 뿌리는 여기에 있는 것이야.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뜨고 지는 작열하는 듯한 붉은 색을 인공기에 새긴 것이야. 태극기의 중간 태극무늬에서 陽을 나타내는 붉은 색깔도 마찬가지임. 동지팥죽을 쑤어서 먹기 전에 먼저 그것을 대문에 뿌렸다는 우리민속. 우리는 붉은 색깔의 辟邪하는 주술적인 힘을 믿은 거 같애. 태양숭배로부터 우리는 둥근 모양을 좋아한 거 같애. 우리의 가장 근원적인 신화모티프의 하나인 난생모티프는 이것에 대한 좋은 주석. 우리의 시조들은 태양을 닮은 알에서 태어난다. 주몽, 김알지, 박혁거세... 알, 둥근 모양은 원초적인 생명의 집. 어머니 자궁도 둥글단다. 그래서 태극기, 인공기는 가장 중간에 이 알을 모신 줄로 안다. 태극기는 그 알에 陰陽을 담았다. 陽이 하늘, 陰이 땅이라 할 때, 그리고 一陽一陰謂之道라 陰陽의 돌고 도는 이치로 이 우주만물이 이루어진다 할 때 태극기의 알은 정말 우주 자체의 상징체다. 인공기의 둥근 알 모양에는 별을 담았다. 별도 우주자연의 원초적 심상의 하나다. 별은 우리 인간에게 방향감각을 주고 희망의 상징체임에 다름 아니다. 북두칠성은 전형적인 그 한 보기가 되겠다. 인공기의 별도 일단은 이 원초적 심상에서부터 출발한다. 태양, 별은 하늘의 기본 심상들이다. 태양, 별에 대한 숭앙은 전반 하늘로까지 확장된 줄로 안다. 우리 「단군신화」의 기본 모티프의 하나가 바로 천강형이다. 우리 조상의 뿌리는 바로 하늘에 닿아 있다. 창천아...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다... 우리는 억울할 때면 하늘을 부른다. 하늘은 정의와 진리의 화신으로 우리한테 군림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푸른 하늘’을 유별나게 좋아하는 줄로 안다. 우리는 생명의 녹색도 푸른색이라고 하지 않는가? 태극기의 중간 陰을 나타내는 태극무늬의 푸른 색, 인공기 아래위 테의 푸른 색은 바로 드높은 기상의 하늘의 색, 생명의 색이다.

태극기와 인공기는 태양의 기, 하늘의 기로 민족의 기본 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닮은꼴이 많다. 통일KOREA의 국기는 여기서 출발할 수 있다.

나는 남과 북의 國歌를 자주 떠올려본다. 남과 북에서는 중국에서 ‘奏國歌’하 듯이 國歌라 하지 않고 다들 「애국가」라 칭한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아침은 빛나라 이 강산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 은금에 자원도 가득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반만년 오랜 력사에

남산위에 저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찬란한 문화로 자라난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슬기론 인민의 이 영광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몸과 마음 다 바쳐 이 조선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길이 받드세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없이 백두산 기상을 다 안고
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일세 근로의 정신은 깃들어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진리로 뭉쳐진 억센 뜻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온 세계 앞서 나가리
솟는 힘 노도도 내밀어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인민의 뜻으로 선 날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한없이 부강하는 이 조선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길이 빛내세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남의 「애국가」는 4절, 북의 「애국가」는 2절로 되었으나 사실 편폭 상 거의 비슷하다. 남의 「애국가」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라는 후렴구가 반복되는 형식으로 되었고 북의 「애국가」는 남의 「애국가」처럼 분명하지는 않지만 ‘몸과 마음 다 바쳐 이 조선/길이 받드세’와 ‘한 없이 부강하는 이 조선/길이 빛내세’가 후렴구 맞잡이로 쓰이면서 사실 후렴구 형식으로 된 것이나 다름없다. 시적인 심상에 있어서 ‘백두산’과 ‘백두산’,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과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 ‘길이 보전하세’와 ‘길이 받드세’, ‘길이 빛내세’ 등 전적으로 같다. 시적 경지전개에 있어 남의 「애국가」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 「고려가요」에서와 같은 전통적인 우리 민족의 마조히즘적인 정서로 영원에 대한 기원과 더불어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로 선택된 민족으로서의 자부심을 토로하고 있다면, 북의 「애국가」는 ‘아침은 빛나라 이 강산/은금에 자원도 가득한/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이라는 지리적 특성, ‘반만년 오랜 력사에/철갑을 두른 듯/찬란한 문화로 자라난/슬기론 인민의 이 영광’으로 역사문화적인 위대함으로 민족자긍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남의 「애국가」 2, 3절 ‘남산위에 저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없이/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일세’에서는 ‘불변함’과 ‘일편단심’의 ‘우리’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면, 북의 「애국가」 2절 ‘백두산 기상을 다 안고/근로의 정신은 깃들어/진리로 뭉쳐진 억센 뜻’에서도 역시 우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 다음 남의 「애국가」가 제4절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로 애국의 뜻을 직설했다면, 북의 「애국가」는 제2절 ‘온 세계 앞서 나가리/솟는 힘 노도도 내밀어/인민의 뜻으로 선 날’로 애국의 뜻을 고양시키고 있다. 보다시피 시적 경지도 전적으로 같이 흐르고 있다. 남북의 「애국가」가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시적 정서에 있어서 남의 「애국가」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의 마조히즘적인 내향적 경향,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의 제3자 의존적인 뉴앙스,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등이 일종 悲願, 여기에 반복적인 후렴구가 조응되면서 일종 悲願의 색채가 진한 반면, 북의 「애국가」는 ‘온 세계 앞서 나가리/솟는 힘 노도도 내밀어/인민의 뜻으로 선 날’ 등 일종 사디히즘적인 외향적 경향이 ‘몸과 마음 다 바쳐 이 조선/길이 받드세’, ‘한 없이 부강하는 이 조선/길이 빛내세’와 조응되면서 喜願의 색채가 진하다. 그리고 시적 표현에 있어서 남의 「애국가」가 ‘동해물과 백두산’, ‘남산위에 저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가을하늘’, ‘밝은 달’에서처럼 비, 흥의 메타포, 상징 등 우회적인 수법을 많이 구사했다면, 북의 「애국가」는 ‘아침’, ‘은금’, ‘내 조국’, ‘반만년’, ‘찬란한 문화’, ‘슬기론 인민’, ‘백두산 기상’, ‘근로의 정신’, ‘억센 뜻’, ‘인민의 뜻’ 등 주요 핵심어에 대한 서술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많이 흘렀다.

남북의 「애국가」, 다 멋지고 부르기 좋다. 장중하고 뜻 깊다. 悲願이든 喜願이든 민족의 소원을 잘 담았다. ‘삼천리’ 통일된 민족의 소원을! 남북통일의 「애국가」도 여기서부터 이루어질 줄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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